국가 허가제 도입 논의에 따른 주택 구매 절차 변화 검토

정부가 국민 간 주택 거래에 허가제를 도입하는 사례 증가

해외 주요국은 외국인 부동산 취득에 규제를 집중한다

일본은 토지거래 허가법을 50년간 단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다

정부가 국민 간 부동산 거래에 허가를 요구하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거래 당사자가 가격과 조건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구매 목적과 자격을 심사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 지적 대상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 개입이 투기 억제와 시장 과열 진정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일반적이다. 세금 조정, 대출 규제, 공급 확대, 투기성 자금 모니터링이 대표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국민 간 재산 거래 자체를 행정기관의 허가 대상으로 삼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해외 사례를 보면 외국인과 해외 자본에 대한 규제가 주로 시행되고 있다. 스위스는 외국인의 토지 취득을 제한하며, 뉴질랜드는 해외 자본의 주거용 부동산 매입을 엄격히 관리한다. 싱가포르 역시 외국인이 일부 주택을 취득하는 데 제약을 둔다. 이들 나라 모두 자국민 간 일상적인 주택 거래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외국인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은 1974년 제정한 국토이용계획법에 따라 지가가 급등하거나 급등 우려가 있는 지역을 ‘규제구역’으로 지정해 토지 거래에 허가제를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법 제정 후 50년이 넘도록 단 한 차례도 규제구역을 지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법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적용하지 않는 ‘사문화된 제도’가 된 상태다. 이는 정부가 할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중국은 자국민의 주택 구매 자격과 보유 주택 수를 호구, 납세, 사회보험 가입 여부 등 조건으로 엄격히 제한해 왔다. 특정 도시에서 집을 사는 사람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장기 부동산 침체에 직면하면서 최근에는 이 같은 구입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목표가 아무리 절박해도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합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 주택 거래에는 매도인과 매수인 외에도 세입자, 전세보증금, 대출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이사, 결혼, 취학, 상속 등 개인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다. 이러한 복잡한 사정을 행정 절차 몇 장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재산권은 무제한 권리가 아니지만 투기가 사회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 국가 개입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 간 정상적인 주택 거래를 행정기관의 허가 대상으로 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의문이다. 세금 정책, 금융 규제, 공급 확대, 거래 신고제, 불법 자금 추적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이 존재한다. 필요 시 외국 자본에 대한 별도의 규제도 가능하다.

 

부동산 정책의 본질은 거래를 억제하는 데 있지 않고, 정상적인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국민이 자신이 번 돈으로 주택을 사고 파는 데 정부 허가가 필요하다는 발상은 기존 자유시장경제 원칙과도 거리가 있다.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질서를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규제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주택 가격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국가와 국민 사이에 형성된 신뢰와 경계다. 한 번 무너진 이 경계는 집값이 안정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지 않는다. 시장 질서와 개인의 재산권 사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부동산 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작성 2026.08.08 09:43 수정 2026.08.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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